2013 칼데콧 메달 수상작 아직은 신인이지만 벌써 여러 작품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는 작가 Jon Klassen의 ‘모자’ 두 번째 책으로, 2013 칼데콧 메달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까만 바탕에 갈색의 작은 물고기가 모자를 쓰고 어디론가 헤엄쳐 가는 그림 위로 This is not my hat이라는 제목이 보입니다. ‘딱 네 모자인 것 같은데 아니라고?’ 궁금증이 생깁니다. 물풀들을 헤치고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장면까지 가면 궁금증이 풀어집니다. This hat is not mine. I just stole it. 모자를 훔쳤다고 담담하게 말하고 있는 것 같지만 눈빛은 불안감과 죄책감으로 흔들립니다. 작은 물고기의 독백, 예측과는 다른 큰 물고기의 행동 작은 물고기의 독백이 이어집니다. 그 모자는 큰 물고기의 것이고, 큰 물고기는 깊이 잠들어 오랫동안 깨어나지 않을 것이고, 일어난다고 해도 모자가 없어진 것을 눈치채지 못할 것이라고, 설령 눈치챘다고 해도 누가 가져갔는지는 모를 것이고, 누가 가져갔는지 알았다고 해도 어디로 갔는지는 절대 모를 것이라는 독백. 작은 물고기의 예상과는 달리 큰 물고기는 금세 잠에서 깨어 바로 모자가 없어진 것을 눈치채고 예리한 눈빛으로 잠깐 생각을 하더니 빠르게 헤엄쳐 갑니다.

단순하지만 생명력이 느껴지는 그림 꼬리, 몸통, 눈으로 단순하게 그려진 두 물고기는 검정색 바탕 안에서 시선을 모읍니다. 큰 동그라미 안에 작은 동그라미를 넣은 단순한 ‘눈’이지만 방향과 크기와 모양에 따라 다양한 감정이 잘 드러납니다. 입 주변과 꼬리 주변에 기포가 더해지며 생동감과 속도감도 더해집니다.

이어지는 반전과 반전 큰 물고기가 바로 뒤에서 자신을 쫓아오는 줄도 모르고 작은 물고기의 안전한 곳으로의 도망은 계속됩니다. (마침내 두 물고기가 한 화면에 보이는 장면에서 두 물고기 사이의 거리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빨간 꽃게를 만나기도 합니다. 꽃게의 깜짝 등장으로 팽팽했던 긴장감이 조금 느슨해지는 듯 하지만 이도 곧 예상치 못한 반전의 요인이 됩니다. 모자를 훔쳐서 달아나는 작은 물고기와 그 뒤를 쫓는 큰 물고기 모든 텍스트는 작은 물고기의 독백이고 보여지는 장면은 작은 물고기의 독백과는 전혀 다른 큰 물고기의 모습입니다. Stole… 이 책에는 도둑질, 배신, 도망, 죽음(?)이 등장합니다. 아마도 작가는 그림책에서 Stole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에 대해 고민했을까요? 이 책을 읽을 때 아이에게 이 부분을 어떻게 돌려서 이야기해 주어야 하는지 고민하는 어른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문학을 접하며 우리는 다양한 모습의 ‘재미’를 느낍니다. 현실의 또 다른 모습을 보며 다양한 감정을 경험하고 자신감이나 위로를 얻습니다. 창의성, 사회성, 소통의 도구 또한 큰 수확입니다. 곳곳에 숨겨놓은 의외의 반전과 군더더기 없는 단순한 그림에서 그 ‘재미’가 더욱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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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od Choice!

차분하면서 절제된 그림 속에 숨겨진 반전의 스토리가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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